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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N&M&C&D]

10.01.26 <시:사는(居)것과 사는(買)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한다.>

그렇죠...사는것과 사는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한다. 맞는 말이죠.

요즘 동사무소 출근해서 읽고 있는 리얼리스트에 임성용 시인의 신작 시가 여러개 실렸더라구요.
그중 제일 끌리는거 올려놓읍니다.
이 시를 읽고 있음 막막막 영화 찍고 싶은 열망이 불끈~!
근데...빨리 읽고 싶은데
 자꾸 운전하라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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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

-임성용

집은 성스러운 신전이다
누구에게나 집이 곧 신앙이며
바야흐로 집에서 시온의 세계가 열린다
모든 기도와 구원은 집으로 통한다
들판과 포도밭이 보이는 언덕
강물과 북악을 낀 높다란 성벽
누가 지금 그곳으로 올라가 집을 짓고 있는가
누가 죽을 때까지 아들을 낳고 딸을 낳고 사는가
번쩍이는 가구와 푹신한 소파의 집
향기로운 식탁과 침대와 푸른 화초의 집
그 집에서 누가 날마다 밥을 먹고 똥을 싸는가
과연 누가 오순도순 행복을 꿈꾸는가
고작 그런 생각은 전망 좋은 방이나 한 칸 바라는
집에 대한 믿음이 너무 낡아빠진 사람들의 망상이다
하늘 아래 빛나는 것들을 모두 차지해버린
저 드넓은 창으로만 아침과 저녁이 온다
오로지 한평생 열망해온 집을 향하여
내일을 위한 프리미엄이 우박처럼 쏟아진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이 날벼락을 친다
그러니까, 집은 최소한 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오로지 사기 위한 것이므로
사는(居)것과 사는(買)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