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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0.03.15 [청년유니온 창립] "안 해 본 알바(아르바이트)가 없다. 자외선 차단제 마루타 알바도 했다. 하루에 1시간씩 자외선을 등에 쐬고 피부 변화를 보는 것이다. 3일 동안 하고 15만 원 받았다. 현수막 알바도 했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현수막 들고 있는 것이다. 일주일하면 20만 원이다. 지금은 시설관리 파견 노동자가 된 지 한 달 됐다. 최저임금보다 34만 원 더 받는다. 알바로만 살다가 취직한 지 1달인데 여전히 별로 행복하진 않다." 민철식(26) 씨는 자신의 지난했던 사회생활 경험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임시직, 아르바이트, 인턴과 같은 단시간 노동으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그조차 구하지 못해 실업자란 '주홍 글씨'를 가슴에 달고 살고 있는 청년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13일 창립총회를 열고 첫 발을 디딘 청.. 더보기
10.02.05 <글:나는 살고 싶습니다_김진숙> 짧은 배움으로도 회장님의 안부부터 여쭙는 게 예의겠으나, 다급한 사람의 안부를 먼저 전하는 것도 큰 결례는 아닐 듯 싶어 제 소식을 먼저 전합니다. 보고를 받으셨겠지만 저는 회장님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 단식을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이라는 사람입니다. "가장 위험한 징조입니다" 며칠 전 몸무게를 재보니 43kg입디다. 10kg이 넘게 사라졌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몸의 변화를 물으시기에 심장을 손아귀 힘 센 사람이 꽉 움켜쥐었다가 놓는 것 같다 했더니 한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가 “가장 위험한 징존데요” 하시더군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새벽에 혹은 오밤중에 제 심장을 움켜쥐는 악력 센 손이 꼭 회장님의 손인 것만 같습니다. 저는 그 손아귀 힘을 뿌리칠 기력을 나날이 잃어갑니다.. 더보기
10.01.20 <글:그럼에도 저는 따뜻한 콩국 한 그릇이 너무 먹고 싶습니다._김진숙> 차가 있었다면 당장 차부터 팔았을 겁니다. 땅바닥에 누워보면 세상에 경차는 없습니다. 겉보기 아무리 작은 차라도 반드시 제 무게 이상으로 지구를 울리며 지나갑니다. 오토바이는 이명박보다 더 싫습니다. 적의 동태를 수시로 감시하는 레이다처럼 텐트 안을 1초 간격으로 훑고 지나가는 헤드라이트 불빛들. 한강 철로 위에서 잠을 자본 적은 없지만 그 위로 기차가 지나가면 이럴 거 같습니다. 저 육중하고 폭력적인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탱크 같은 저것들이 어느 순간 내 몸을 짓이기고 골을 빠개고 바퀴에 뇌수를 너덜너덜 매달고 지나갈 거 같은 환상. 아사가 아니라 그걸로 죽지 싶습니다. 로드킬. 나 좋자고 끝도 없이 쏟아내는 문명이란 건 바닥 밖엔 갈 데가 없는 목숨들에겐 살상의 폭력임을 깨우치는 시간들. 86년엔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