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예대실에 뻐기고 앉아 처음 보는 후배들과 만나면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것이 삶이고 예술이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얘기를 듣는 녀석의 호응이 괜찮을라치면 저는 어김없이
“그래서 나는 너에 대해 알고 싶다.”라고 얘기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예대실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녹음기처럼 똑같은 말을 내뱉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지난 4년 동안 학생회실에 앉아 시작만 배우고 있었습니다.
관계를 시작하고 발전시킬 줄은 알았지 그 끝을 묶을 줄은 몰랐습니다.
빌어먹을 선거를 이겨야 할 책임과,
고루하다고들 하는 학생운동을 부여잡을 의무와,
냄새나는 학생회실을 청소하고 지킬 권리.
이것들을 당신 없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이 힘들겠지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놈의 서커스 같은 자본주의를 무너뜨려야 할 책임과,
종북주의니 뭐니 하는 통일운동을 부여잡을 의무와,
더러운 지구를 청소하고 지킬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이 땅의 대학생으로 또 한 대학생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준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핍박받는 민중을 위해
더 큰 한 걸음을 내딛게 될 당신에게 또한 감사합니다.
08.8.22 민주졸업식에서
찬은곰님과 여왕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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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차차차
나도 이제 학교를 얼추 정리하는 입장이 되고보니
예전에 썼던 편지가 갑자기 생각나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안그래도 많은 눈물에 그날 정말 펑펑 울면서 코맹맹맹맹맹이 소리로 읽었던것 같은데 ㅋ
종종 흔들릴때 보면,
아~! 내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얘기를 했구나 하면서
마음을 다잡게 해주네요...
아직 요원J로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동안 삐대온 학교를 떠나고 나니
사실 뭘 해야 할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살고 있습니다.
(훈련소에서 쫌 정리 해볼까 했는데...영 정신이 없어서리...)
암튼저튼 튼튼튼
요원생활2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보려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요원생활 이후까지도 고민이네요...)
조만간 연락 드릴 선배,후배,동기 여러분 귀찮다 생각마시고
제가 연락하면 피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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