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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N&M&C&D]

10.03.15 [청년유니온 창립]

"안 해 본 알바(아르바이트)가 없다. 자외선 차단제 마루타 알바도 했다. 하루에 1시간씩 자외선을 등에 쐬고 피부 변화를 보는 것이다. 3일 동안 하고 15만 원 받았다. 현수막 알바도 했다. 지하철 같은 곳에서 현수막 들고 있는 것이다. 일주일하면 20만 원이다. 지금은 시설관리 파견 노동자가 된 지 한 달 됐다. 최저임금보다 34만 원 더 받는다. 알바로만 살다가 취직한 지 1달인데 여전히 별로 행복하진 않다."

민철식(26) 씨는 자신의 지난했던 사회생활 경험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임시직, 아르바이트, 인턴과 같은 단시간 노동으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그조차 구하지 못해 실업자란 '주홍 글씨'를 가슴에 달고 살고 있는 청년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13일 창립총회를 열고 첫 발을 디딘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은 이런 청년들의 고달픈 현실을 그들 스스로 개선하겠다고 나선 우리나라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청년유니온은 "청년 세대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고 의견을 대변하는 청년 공동체이자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노동조합"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온라인 까페를 통해 처음 활동을 시작한 청년유니온은 164명의 발기인과 60명의 조합원, 500여 명의 온라인 회원들과 함께 이날 강령과 규약을 정하고 임원을 선출하는 창립 총회를 가졌다. 준비위 대표였고 이날 초대 위원장이 된 김영경(31) 씨는 창립선언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역사와 그 산통에 비하면 청년 유니온은 적은 산통을 겪고 나온 셈이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 현실을 볼 때 너무 늦둥이가 아닌가 싶다. 오늘 보니 비록 늦둥이지만 우량아가 나왔다. 부족한 것들은 하나씩 채워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