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0.001%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0일 박석운 2010연대 상임운영위원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때문에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내일까지 양당의 결단으로 0.001% 확률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21일 양당은 상호 난타전을 이어갔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당이 해결하지 못했으니 후보들끼리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유시민 사퇴만이 해결책이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는 '3당 후보 회동'을 주장하며 일면 유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듯 싶었으나 '경기도 문제 뿐 아니라 수도권, 호남 등의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는 유 후보의 주장에 대해 "경기도 룰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대해선 합의점이 모아진 상황이었다"면서 "유시민 후보는 언론을 호도하지 마라"고 공박했다.
민주 "유시민 사퇴 밖에 답이 없다"
유시민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협상) 세부 내용은 제가 잘 모르겠다"면서 "제 입장은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선거인단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인단에 시민단체 선추천인을 포함시킬 것을 주장해온 참여당 공식 입장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선거인단 구성방법이 유불리를 떠나서 누가 볼 때 저것은 그냥 상식적이다, 합리적이다, 이렇게만 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자신이 지난 달 같은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제안하는 모든 룰을 받겠다'고 말했던 데 대해선 "어느 정도 그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 우리가 불리해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드린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금 상황은 전국 차원의 야권연대가 깨진 것이다"면서 "경기지사 후보 결정 문제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호남의 이른바 민주당 기득권 문제도 있었고 수도권 문제도 있었고 영남지역 연합 문제도 있었다"면서 경기도 문제가 결정적 계기라는 해석을 거부했다.
그는 "만약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문제를 따로 분리해서 협의하고 협상한다면 그건 소소한 정도의 수정을 거쳐서 양쪽이 아주 그냥 손톱만큼씩만 서로 이해하면 지금이라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후보의 이 주장은 상대로부터 공박을 받았다. 민노당은 "그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고 민주당은 김진표 후보 측은 "결렬은 참여당과 유시민 후보의 고의적 지연전술 때문이다"면서 "여론조사 50, 도민참여경선 50으로 가합의안에 합의해놓고 별도의 공동선거관리기구 모임에는 참여당이 한 번도 안 나왔다. 의도적 더티플레이였다"고 주장했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은 "당은 손을 떼고 후보 선에서 절충하겠다"는 유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김진표 후보 측 유은혜 대변인은 "참여당과 유시민 후보가 거짓말과 현란한 말 바꾸기로 책임을 모면하려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안과 시민사회 안을 수용하겠다는 방송 인터뷰 멘트도 뒤집는데 (추가 제의를) 못 믿겠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유 후보가 사퇴해야 진정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 이것이 현재까지 민주당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상호불신의 골이 깊은 만큼 양측이 당장 접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여론의 압박과 강제가 강해지면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태곤 기자
“검사 되고 싶어요”…‘PD수첩’ 방송 이후 넷심은 (경향)
MBC ‘PD 수첩’이 20일 보도한 ‘검사와 스폰서’ 이후 네티즌 반응이 뜨겁다.
이날 방송에서 ‘PD수첩’은 지난 1984년부터 2009년까지 총 25년간 현직 검사들의 스폰서였다는 한 건설회사 사장 정모씨(51)의 문건을 공개, 그 내용들을 토대로 취재한 방송분을 내보냈다. 84년부터 25년 동안 진주 일대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맡아온 정씨는 "검사들의 1차, 2차 회식과 섹스까지 담당해왔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며 "검사들이 진주를 떠나더라도 몇 년간은 계속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특히 방송에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감찰부장의 이름과 얼굴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방송 보도 이후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검찰에 대해 온갖 조롱섞인 글들을 주요 포털 게시판이나 뉴스 댓글을 통해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똥묻은 개격인 검찰이 사회의 부정부패를 심판하기 위한 칼을 빼어 든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검찰 무법천지군요. 이런 검찰이니…"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대통령 보다 검사가 되고 싶다" "오늘은 PD수첩 보느라 룸살롱 못 가서 어떡하나"라는 등의 비아냥섞인 글도 눈에 띄었다.
제작진에 대한 격려의 글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피디수첩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누가 검찰의 비리를 파헤치겠는가. 이래서 방송 장악은 절대 안된다"면서 "피디수첩에게 뭐라고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현실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취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대검찰청 자체의 특별감찰부를 구성, 고강도 감찰에 착수하거나 법무부에 감찰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